마늘은 한의학에서는 호산(胡蒜) 혹은 대산(大蒜)이라 부르는데 성질은 따뜻하고 매운맛을 가지고 있으며 약간의 독성이 있다. 성질이 뜨거워서 찬 기운을 몰아내고 살균. 살충. 해독작용을 가지고 있어서 감기. 오랜 기침. 백일해. 설사. 이질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비장을 튼튼하게 하고 위를 데우고 학질과 곽란을 치료하는 역할도 한다.
삼국시대부터 먹어 온 것으로 알려진 파와는 달리 1906년에 서울 뚝섬에 원예모범장이 설치되면서 양파의 재배기술과 품종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으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양파를 먹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0여 년에 불과하지만 짧은 재배역사와는 달리 우리의 양파 사랑은 참으로 뜨겁다고 할 수도 있겠다.
죽순은 이르면 4월 중순에서 6월 하순 사이에 나는 것을 식용하는데(때로 8월까지) 티로신. 아스파라긴. 발린. 글루타민산 등의 아미노산과 베타인이나 콜린. 비타민 A. B. B2와 무기질 등 다양한 영양분을 많이 가지고 있다. 특히 죽순에 많이 들어있는 칼륨은 몸 안의 염분을 배출시켜 주므로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도 권하는 식품이다.
더덕과 잔대는 사람들이 이름을 혼용하였을 정도로 그 효능이 비슷하여 잔대를 더덕의 사촌이라 말하는 친구도 있다. 잔대는 더덕과 달리 쓴맛이 없이 달며 성질은 약간 서늘하다. 동의보감에는 잔대가 肺(폐)와 腎(신). 脾(비)를 이롭게 하며 폐의 열을 내리고 고름을 빼주며 부은 것을 가라앉게 하고 기침을 멎게 하니 나물로 먹어도 좋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최대 차산지는 보성이겠지만 나는 야생차를 만나러 하동으로 자주 간다. 하동의 차 재배지역은 섬진강의 안개로 인해 습기가 많으며 찻잎을 따는 시기에는 일교차가 커서 차나무 재배에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한다.
벼에서 왕겨라고 부르는 겉껍질만 간신히 벗겨낸 쌀을 현미라고 부른다. 왕겨는 사람이 먹을 수 없는 것이니 퇴비나 연료용으로 사용된다. 왕겨만 벗겨낸 현미에서 속껍질을 벗겨내면 우리가 미강이라고 부르는 쌀겨가 나온다. 쌀겨를 100% 벗겨낸 쌀을 우리는 흰쌀. 즉 백미라고 부른다. 미강을 반만 벗겨내면 오분도미. 70% 벗겨내면 칠분도미라고 부른다.
자리돔은 바닷가 얕은 곳의 산호초나 여(암초지역)에 모여 산다고 하는데 태어난 곳을 떠나지 않고 부근에서 맴돌며 자리를 지킨다고 하여 자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하니 어쩌면 제주사람들과 가장 많이 닮은 물고기가 바로 자리인 것 같다.
닭처럼 성질이 따뜻한 것도 아니고 돼지고기처럼 몸을 차게 하지도 않으니 형편만 된다면 평소에 자주 먹어도 크게 무리가 없는 소고기는 그 맛이 달다. 비장이나 위장을 도와 몸에 기와 혈을 더해주고 근골을 튼튼하게 하며 오래된 병으로 몸이 허약해졌을 때 먹으면 회복을 빠르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잔칫상이나 제사상에 빠져서는 안 되는 나물이 고사리나물이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고사리는 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부치는 전이나 녹두빈대떡. 비빔밥의 재료로는 물론이고 매콤한 육개장이나 고사리국의 주재료가 되어 밥상에 올라 우리를 즐겁게 하고 건강을 지켜주고 있어서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성인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미나리과의 어수리는 다년초로서 성인 키 만큼 자라지만. 다 자라면 줄기에 심지가 생겨 식감이 떨어지므로 보통은 20㎝ 정도 자란 어린잎과 줄기를 먹는다.
오래 전부터 전해오는 문헌 &lt동의보감&gt에 의하면 주꾸미는 기(氣)와 혈(血)을 조절하여 몸을 보호하는 기능이 있고 특히 하체의 힘을 증진시키는 보양작용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방풍나물은 허균이 살던 시대로부터 4세기나 지난 후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와 21세기의 세상에서 비로소 그 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길동전 외에 수많은 작품들을 남긴 작가로 허균이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지만 나는 그를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맛 칼럼리스트라 부른다.
당근과 비슷한 모양의 잎을 가지고 있으며 산 속의 미나리라고 불리는 울릉도의 전호나물은 따뜻한 곳에 군락을 지어 살며 눈이 녹기 시작하는 2월이면 채취해 먹을 수 있다. 뿌리 근처의 줄기까지 채취해야 그 향과 맛이 더 진하므로 채취하는 순간부터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 나물이다.
시골에 살면서 느끼는 재미중의 하나는 품앗이나 물물교환 비슷한 경제활동에 있는 것 같다. 하동에서 양조장을 하시는 분께서 장 담글 메주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시기에 작년 늦가을에 만들어둔 메주를 조금 나눠드렸더니 빚이라 생각하여 벼르고 계셨는지 어제는 섬진강 하구로 벚굴을 먹으러 오라는 특별한 초대를 해주셨다.
봄이 시작되면 자연과는 달리 사람만이 느끼는 춘곤증으로 인해 다들 입맛이 떨어지고 나른함을 이기기 어렵다. 그럴 때 우리의 인체에는 뭔가 오감을 자극하는 음식이 있다면 하는 강렬한 욕구가 생기기도 한다.
3월5일은 동면을 하던 동물들이 깨어나서 꿈틀거리며 활동을 시작하는 절기인 경칩이다. 이 무렵부터는 동물 뿐 아니라 식물들은 새싹을 틔우고 온 세상의 생명체들이 스프링처럼 튀어 오른다.
일본을 대표하는 음식 중 으뜸은 소바가 아닌가 생각한다. 삶아내서 찬물에 여러 번 헹궈내도 사라지지 않는 메밀국수만의 구수한 맛과 향을 좋아하는 내 기준에서 하는 말인지도 모르겠지만 일본사람들이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입춘에 잊지 않고 꼭 먹는 음식이 소바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다.
설이 되면 가래떡을 뽑아 이웃들과 나누기에 그 기쁨이 배가되는 때이기도 하다. 설에 먹는 음식을 특별히 세찬(歲饌)이라 부르는데 세찬 중의 으뜸은 누가 뭐래도 흰 가래떡을 뽑아 굳히고 동그랗게 썰어서 끓여 먹는 떡국떡이라 생각된다.
오늘은 계사년의 첫 절기인 입춘날이다. 입춘은 한 해의 마지막 절기인 대한(大寒)과 우수(雨水) 사이에 있는 절기로 보통 해마다 양력 2월4일경에 해당한다.
해마다 벚꽃이 필 무렵이면 하동의 섬진강 하류에 가면 벚굴이라는 특이한 먹거리가 있다. 벚꽃이 필 무렵에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벚굴이라고 하는데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서 나는 굴이라 바다에서 나는 굴과는 사뭇 다른 맛을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 함양의 백전면에도 해마다 벚꽃축제를 열만큼 벚나무가 많지만 벚나무와 함께 스토리텔링할 수 있는 음식을 아직 찾지 못하여 조금 아쉽다.